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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요
-앉아요

-뭘로 드릴까요?
-술 가져와요

-난 안 마시겠소
-누가 술 마시래요?

거기 서요!

사실 오늘 반어언에 관한
소식을 들었는데

듣기 싫으면 관둬요

지금 뭐라고 했소?

내가 뭐랬는데요?

-어언의 소식이라고 했소?
-맞아요

대신 그 소식을 알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요

걱정 마요
살인은 안 시키니까

속이지 말아요
어언 소식을 알리 없소

변경에 있을때
반어언을 봤어요

정말 어언을 봤소?
어때 보였소?

반어언은..
아름답더라구요

맞소, 아주 아름답지

태자비 의관을 차려 입으니
더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명덕태자와 함께 있는데
한 쌍의 선남선녀였어요

태자가 반어언을 많이 아낀대요
아주 행복한 한 쌍이죠

술 가져와라!

-괴로워서 그래요?
-술 가져와!

-술 갖다드려라!
-갑니다

여기 있습니다, 천천히 드세요

술 마시면 더 괴로운 법이에요

그거 보다 더 통쾌한 방법이
있는데 알려 줄까요?

그건 바로..
때려 부수는 거예요

재미있어요, 해봐요

-아가씨,깨지 마세요
-신난다

좋죠?

아가씨,깨지 마세요
왜 이러세요?

이 가게를 통째로 살 테니
이거 받고 어서 비켜요

깨요!

천천히 깨십시오
마음껏 깨세요

좋아요!

-어때요? 통쾌하죠?
-정말 통쾌하군

좋아요
다른 집에 가서 더 깨요

가자니까요

가요!

막내야
초초하고 산책하고 올게

-그래, 재미있게 놀다 와
-알았어

가요

낭자, 뭘 빌었나요?

낭자?

저랑 말싸움하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싸우긴 했어도
결국엔 즐거웠거든요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매일 안녕을 기도했는데

돌아와서는 눈길 한 번 안 줬죠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는데
이제 와서 저한테 또 잘해 줘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열려고 했더니 또 멀어지네요

-평범한 점괘입니다, 또..
-됐어요, 운명이겠죠

초초

오늘 날씨도 좋으니
우리 신나게 놀아요

가요, 어서요

-마님, 차 드세요
-거기 놔라

-마님, 왜 그러세요?

비녀가 왜 갑자기
부러졌는지 모르겠구나

마님, 제가 한번 붙여 볼게요

붙일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지, 부탁하마

식사 때가 다 됐네
난 부엌에 가 봐야겠어

초초 혼자 준비하기 힘들 거야

마님은 여기 계세요
제가 도울게요

그래

이게 뭐하는 거지?

-모릅니다
-몰라?

뭔지도 모르면서
왜 꺼낸 거냐?

항상 재료를 다 꺼내 놓고

초초 낭자가 시킨 대로
불과 양념을 준비 하면

초초 낭자가 직접 요리했어요

제가 할게요

그럴 순 없지요
손님이신데 어떻게 이런 일을..

제가 어떻게 손님이에요
저도 하녀로 온 거에요

앞으로 무슨 일이든
편히 시켜 주세요

-뭘 보고 있어? 빨리 해
-네, 일하자

충분해, 이제 그만 가져와라

이게 마지막이에요, 많이 드세요
모자라지 않게 준비했어요

요리를 정말 잘하는구나

초초 낭자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요

무슨 소리예요? 형을 위한
채식 요리도 끝내주는걸요

초초가 채식 요리는
좀 약하잖아?

난 초초가 한 요리도 맛있던데
안 그래? 막내야?

그렇겠지, 초초랑 놀다 오니
밥맛이 절로 돌지?

-다 왔소
-들어오라고 안 할 거예요?

농담이에요, 오늘은 헤어지고
내일 다시 만나요

이봐요!

내 이름은 명희예요!

고맙소

별말씀을요, 내일 꼭 나와요
더 재미있는 데로 갈 거니까

갈게요, 안녕

공주께 인사 올립니다

상황은 어떠냐?

계획대로 되고 있습니다

여새화는 물론 온 집안의
신임을 받고 있어요

공주께서 변경에는 어쩐 일로..

언제부터 내일까지 간섭했지?

-송구하옵니다
-의운!

누구랑 얘기해요?

아니에요
제가 누구랑 얘기했다 그래요?

방금 물건을 떨어뜨렸는데
못 찾겠어요

뭔데요? 내가 같이 찾아 줄게요

아뇨, 중요한 것도 아닌걸요
전 왜 찾으셨어요?

오늘 수고 많았죠?
같이 밥 먹어요

네, 먼저 가세요
조금 있다가 갈게요

그럼 빨리 와요

신분이 노출 돼서는 안 돼!
필요하다면 초초를..

-죽여라
-네

의운

마님

잘 안 되면 그냥 둬라
괜히 마음 쓰지 말고

안 돼요, 꼭 붙일 거예요
비녀는 절대 부러지면 안 돼요!

왜 그러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한테 얘기해 봐라

난 남의 얘기를 잘 들어 주거든

전 어려서부터 집이
아주 가난했었는데

제가 열다섯 살 때 어머니께서
혼수로 받은 비녀를 주셨어요

하지만 얼마 후
비녀가 갑자기 부러지더니

며칠후 바로..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비녀는 부러지면 안 돼요
너무 불길해요

의운, 너무 마음 쓰지 마라

마침 내겐 딸이 없으니
날 어머니처럼 생각해라

네 집처럼 편하게 지내고
자, 이제 울지 마라

마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모두들 제게
너무 잘해 주세요

착하지, 그만 울어

맛있겠네요

마님

의운

뭘 찾는거니?

-별거 아니에요
-뒤에 감춘게 뭐야?

이건..

잠을 잘 못 주무시는 것 같아서
약초로 향냥을 만들었어요

이걸 방에다 놓으면

잠도 잘 오고
잡귀도 물리칠 수 있대요

-의운, 정말 세심하구나
-보잘 것 없는 향냥일 뿐인걸요

그래도 네 정성이 담겨 있잖아

삼계탕을 끓였어요
지금 갖다 드릴게요

아니다, 이리 와라
너랑 얘기나 더 하자

마님, 왜 그렇게 보세요?

이게 다 인연이겠지?

처음부터 왠지 낯이 익었는데
이제 보니 내 친구와 닮았구나

그래요?

마님의 친구시라면
필시 대가댁 귀부인이실 텐데

제 얼굴에
그런 복이 있을라고요

그렇지 않아, 그 친구가
명문세가 출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야

그럼 그 친구분이
불행해지셨나요?

아마 그렇게 기구한
팔자도 없을 거야

의로우신 마님께서 친구를
모른 척하셨을 리 없어요

내가 못 도와 준게 평생에
가장 큰 한으로 남았지

도와 주지 못하신 거예요?

난..

그 친구를 몇년동안 찾았지만
어떻게도 찾을 수가 없었어

하느님
제발 절 좀 도와 주세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군
무슨 사연이 있는 건가?

마님, 왜 그러세요?

네가 우리 집에 온 것도
다 하늘의 뜻일 거야

예전엔 고생이 많았겠지만
이렇게 우리 집에 왔잖니

이제 아무 걱정 마라
내가 보살펴 주마

힘든 시절은 이제 다 지났어

왜 안 죽였지?

그날 밤 양초초는
아무것도 못 본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맘이 약해졌느냐?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쥐도 새도 모르게
양초초를 죽여라

넌 독을 잘 쓰잖아?

네가 독을 쓰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거다

그건..

복수를 잊은 게냐?
넌 여새화를 증오했잖아!

양초초 따위에게
맘이 약해지다니

양초초는 널 경계하지 않으니
차나 음식에 독약을 타라

하지만 양초초는 요리 전문가라
속이기 쉽지 않습니다

무색무취의 독약을 개발했잖아

양씨 일가가 잘 대해 준다고
절대 네 본분을 잊지 마라!

초초낭자, 힘들죠?
차 좀 마셔요

고마워요

정말 예쁘네요

어때요?

-드디어 나왔구나
-송구합니다

아버지께 혼났어?

아니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

위로할 방법을
몰라서 그러신 거야

아니야, 난 괜찮아

그러지 말고 더 쉬어라
많이 힘든 거 다 알아

하지만 금방 회복되길 바란다
좋은 여잔 또 있을 거야

그 얘긴 그만 하자
군영에 있는 게 마음 편해

-돌아가는 게 나을 거야
-왜?

넌 지금 죄인 신분이잖아

체포는 안 해도 되지만
판결을 기다리라는 어명이셨어

나도 도울 수 없구나

날씨도 좋은데
왜 그렇게 인상을 써요?

아직도 기분 안 좋아요?
또 물건 부수러 갈까요?

아니오

친구끼리 뭘 그렇게 따져요
어서 가요

마음은 고마운데 혼자 있고 싶소
조금 있으면 금방 괜찮아질 거요

정말요?

어제 당신이 그랬잖소
어언과 태자는 아주 행복하다고

나와 있을땐 고생만 했소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
늘 미안했었지

지금 어언이 행복하다면
난 더 바랄게 없소

거짓말 말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딴 남자랑 있는데 괜찮다고요?

그게 말이 돼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 맘을 이해할 거요

오늘 마침 한가한데
낚시하러 가겠소?

어때요, 많이 잡았소?

-강태공 흉내 내는 거요?
-곧 잡히겠죠

그렇게 하다간
한 마리도 못 잡겠소

꼭 그렇진 않을걸요

물고기가
미끼 너머의 위험을 알겠어요?

자신을 유혹하는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

바늘에 꿰인 후에 후회하겠지

아뇨
물고기는 후회를 모를걸요

낚시 바늘에 매달려
하늘로 날아오는 순간이

일생 중 가장
흥분되는 때일 테니까요

하지만 곧바로 죽잖소

그래도 찰나의 그 흥분은
기억할 수 있잖아요

초탈한 것처럼 얘기하는군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당신을 이해할 거라고 했죠?

그렇소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처럼 군인이죠

군인 아내는 고달프오
항상 불안에 떨지

그점은 우리 어머니가
제일 잘 아실 거요

하지만 그의 용기와
기개가 좋은걸요

목숨을 걸어야 하잖소

용기와 지혜는
그를 따라갈 자가 없어요

진짜 영웅인가 보군
나중에 소개해 주시오

당신도 아는 사람이에요

그렇소?

-바로..
-걸렸소

물고기가 당신하곤 인연이 없군

연랑!

당신이 좋아요

두 근은 족히 넘겠소
저녁에 요리해 먹어야겠소

연랑..
내 얘기 듣고 있어요?

그만 하시오

반어언이 행복하도록
축복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아직 못 잊는 거예요?

두사람은 이제
맺어질 수 없어요

이제 그만 잊어요

-그만 하시오
-연랑!

날 위로하는 건 고맙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오

위로가 아니에요
내 진심이에요

미안하오

연랑!

뭐가 미안해요?
미안할 거 없어요

생선을 어떻게 요리할까요?
내가 해 줄게요

왜요? 걱정 마요
난 매달리는 여자는 아니에요

그래요
시간이 필요하겠죠

기다릴게요

가요, 생선 요리해야죠

반표, 일은 잘 처리했느냐?

걱정 마세요
아주 확실하게 처리했으니

내일 조회에서
좋은 구경하시게 될 거예요

자만하지 마라
애비가 했던 말 기억하지?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마라..

-자객이다, 여봐라!
-됐다

수법이 같아
이번에도 그자인가 보다

그자? 누구요?

양연랑이 내통한 사실을
가르쳐 준 자 말이다

그래요?

요나라의 금화살이니 양연랑이
내통한 물증으로 쓰면 되겠군

이 사람이 우릴 두번이나
돕다니, 목적이 뭘까요?

천파부엔 적이 많지
생각보다 일이 쉬워지겠는걸

이 화살과, 양씨라면
이를 가는 조문덕이 있으니

천하의 양연랑도
별수 없을 거다

돌아왔느냐?

벌써 와 계셨군요

반승상에게 다녀왔느냐?

공주님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천파부를 미워하는 건 알지만
너무 서두르면 안 돼

무모하게 금화살을 전하다가
오히려 일을 망칠 수가 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황제는 양업을 믿고 있지

만약 그 믿음이 굳건하다면
반인미는 소인배가 되는 거지

반인미가 신뢰를 잃게 되면
우리로선 득 될게 없어

송황제는 어리석은 자이고
반인미 덕에 황제가 됐기 때문에

형국이 양업에게 유리해져도
그를 의심할 게 분명합니다

공주께서 괜한
걱정이신 듯합니다

단지 반인미가 일을 질질 끌며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기에

금화살을 보낸 겁니다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고도
계속 움츠리지는 않겠죠

사적인 원한 때문이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양업이 아들이 많이 죽어야

우리 요나라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팔현왕!
천파부 관련 상소는 이미 봤소

양연랑이 적과 내통한 증거가
없다니 이제 짐도 안심이오

폐하, 소신께 중책을 맡기시고
몸이 부서지도록 충성해도

성은을 갚을 길이 없건만
어찌 감히 공을 바라겠사옵니까

그럼 무슨 자격으로
공을 입에 올리시오?

폐하, 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승상,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더이상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한사람만 불러들이면
모든 진상이 밝혀집니다

-들라 이르라
-조문덕 들라 하신다

소장 조문덕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양장군, 이자를 기억하시오?
-물론이오

조장군의 수하 넷을
죽인 것도 기억하시오?

-물론이오
-무슨 이유였소?

그자들은 변경 부근에서
아녀자를 희롱했소

그랬구려

양장군의 규율이 엄격하니
이유없이 죽일리 없지만

허나 내가 듣기론
다른 이유가 있다던데요?

-조장군, 말씀해 보시오
-네

폐하, 그 네명의 병사들은
양장군의 명으로 순찰을 하다

새벽 무렵 수상한 아녀자를
발견하여 몸수색을 했는데

그 아녀자의 몸에서
요나라의 밀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양연랑이 어떻게 했소?

양연랑이 오더니 심문은커녕
의심할 이유가 없다며

그냥 풀어줬습니다

그자들은 아녀자를
희롱하고 있었..

그게 다가 아닙니다
이 얘기의 핵심은 뒤에 있지요

-계속 얘기해 보시오, 조장군
-네

그 병사들은 뭔가 의심쩍어
양연랑을 미행했는데

양연랑이 몰래 요나라의
금화살을 묻더랍니다

왜 날 모함하는 겁니까?

무엄하다! 어전에서 감히
조정 중신에게 무례를 범하다니!

-조장군
-네

폐하께 더 아뢸 말씀이 있소?

아뢰옵니다

양연랑이 병사들에게 아녀자를
희롱했다는 누명을 씌우자

병사들은 죽기 직전
제게 진상을 알렸습니다

그들이 랄려 준 곳을 파보니
과연 금화살이 있더군요

폐하, 보시지요

조 장군,
그게 전부 사실이오?

폐하,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물러 가시오
-네

양 장군
더 할말이 있소?

신은 선황 폐하의 성은으로
나라에 충성할 수 있었고

또 폐하의 은혜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못 했겠지요

이것은 명백한 모함이니
설사 죽는다하더라도 떳떳합니다

다만 전장이 아닌 소인배의 손에
죽는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아주 충성스러운 장군이구려

허나 한 왕조를 배반하고
송으로 투항했잖소?

송을 위해 충성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거요?

폐하, 증거와 증인도 있으니
더 이상 변명하기 힘들 겁니다

영명한 판단으로
양업 일가를 처단하십시오

폐하, 벌은 제가 받겠습니다

모함을 당한 것도
해명을 못 하는 것도 접니다

폐하, 양씨 일가에 은혜를 베푸소서

폐하, 요나라의 사자가 왔습니다

들여라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일어나시오

소인은 송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왔습니다

조약에 명시했던 보상금과
예물을 세배로 바치고

현 한개를 송에 드릴 것입니다

새로 바친 땅의 지도이니
직접 보시지요

요 왕이 우리 송한테
무슨 은혜를 입었기에

귀한 땅을 내주는 거요?

저희 명희 공주께서 혼자
군영 근처 변방을 거니시다가

송의 군사에게 잡혀
봉변을 당할 뻔하셨는데

양연랑은 적국의 공주임에도
군자된 도리를 다하셨고

덕분에 공주님은 정절과
목숨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국왕 폐하는 크게 감동하시어
송과 화해하시기로 결정하셨고

명희 공주께서도
직접 감사드리러 오셨습니다

공주께서 오셨다고?
어서 모셔라!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공주, 일어나시오

감사합니다

우매한 소신이 황당한 말에
넘어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

벌을 내려 주십시오

짐이 잘 생각한후에
마땅한 벌을 내릴 거요

양연랑,공을 세우고도
누명을 썼으니 큰 상을 내리겠다

누명을 벗은 것만으로도
황공하옵니다

큰 상은 가당치 않습니다

그저 소신의 우매함으로
조정 중신께 심려을 끼쳐

송구할 따름입니다

요나라가 스스로를
낮추고 평화를 선언했는데

네게 상을 안 내리면
천하 민심이 승복하겠느냐?

-양연랑은 명을 받으라
-황공하옵니다

그대를 인용 장군으로 봉하니

앞으로도 계속 충성을 다해
짐의 근심을 덜어 달라

이 목숨 다할 때까지
충성 하겠사옵니다

-물러가시오
-네, 물러가옵니다

-일어나시오
-폐하, 정말 부끄럽사옵니다

승상이 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셨소?

송구하옵니다, 폐하

양장군이 계속 추궁했다면
짐도 승상을 돕지 못했을거요

조문덕 그놈이 엉뚱한 말로
괜한 분란만 일으켰잖소

신이 엄벌에 처하겠습니다

양장군에게 맡기시오
그래야 공평할거 같소

네

양장군을 조사하라고 한
짐을 원망하는 건 아니요?

폐하께서 내리신 임무에
원망이 가당키나 하옵니까?

승상을 믿소, 앞르로도
거리낌없이 직언을 해 주시오

승은이 망극하옵니다

그 늙은 여우가 실망하는 모습을
직접 봤어야 하는 건데

누명을 씌우다니 비겁해
그 부자를 혼내줘야지 안 되겠어

다행이 넷째 형이 복이 많아서
놈들의 계략이 물거품이 된거지

폐하는 반승상의 체면을 봐서
벌써 용서해 주셨을거야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그 얘긴 그만 하시고
제가 만든 간식 좀 들어 보세요

초초
오늘은 안색이 좋아 보이네

그럼요, 경사스런 날이잖아요
넷째 도려님께 축하드려야죠

너무 신경쓰지 마라
이젠 연랑도 무사하니까

앞으로 폐하께서도 반승상의
말을 곧이듣지는 않으실 거다

정말 잘됐네요

-초초, 왜 그러니?
-아니에요

-제가 방으로 데려갈게요
-얼른 가라

아버지, 어머니!
성문에 일이 터졌어요

불쌍한 내 아들
열여덟에 전쟁에서 죽다니

이 늙은이만 남겨 두고가면
어쩌란 말이냐

제 남편은 혼례 다음날 출정해서
전 그날로 과부가 됐어요

누가 날 동정해 주죠?

그 오랑캐 공주가 변경에 있다니
당장 죽여 버립시다

죽은 가족의 복수를 해주십시다!

-좋아요, 복수합시다!
-복수해야 해!

양장군께 요국 공주를
죽여 달라고 합시다

-죽여라!
-죽여라!

-양장군, 도와주세요
-양장군, 도와주세요

장군님
제발 도와 주세요

여러분, 침착하십시오
침착해요!

이제 살길이 막막한데
어떻게 침착합니까?

제 얘길 들어 보세요!

공주를 죽이면
순간은 통쾌하겠지만

다시 전쟁이 일어나
더 많은 사람이 죽게 됩니다

또 공주가 여러분의 가족을
죽인 건 아니잖습니까?

그렇소

양연랑이 공주와
정을 통한다는 소문이 있더니

이제 양부인까지 나서서
며느리를 두둔하잖아!

-너무 하는거 아니오?
-조용하시오!

우리가 전쟁에서 세운 공을
전부 잊은 겁니까?

전쟁에선 사람이 죽게 돼 있소

내 차례가 온다면 난 기꺼이
나라를 위해 죽을 거요

여긴 왜 온거요?
위험하니 빨리 가시오

괜찮아요
난 상관 안 해요

여기 있으면
우리 모두 위험해질 거요

날 걱정하는 건가요?

의운!

이 불공대천의 원수!

널 죽여 우리 가족의
복수를 하겠다!

의운!

공주, 공주!

의원, 좀 어떻소?

피는 멎었습니다
약을 지어줄 테니 먹이십시오

그럼 이만

요나라 공주가 이렇게
의리를 중시할 줄 몰랐소

그러게요

공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린 뭐라고 하죠?

어머니, 공주는 무사할 겁니다

공주, 좀 괜찮소?

괜찮아요

연랑, 이렇게 온가족의
보살핌을 받다니

칼을 맞은 보람이 있네요

공주, 정말 미안하오

장군님..

요나라에 있을 때부터 장군을
존경해 왔습니다

이렇게 장군을 뵌 것만으로도
영광인걸요

화친을 맺었으니
우린 더 이상이 적이 아니에요

어머니

의운이 왔어요
사죄라러 온 거예요

의운, 어서 말해

요나라 때문에 가족을 잃었어요
죽는 한이 있어도 사죄 못해요

낭자는 아무 잘못 없어요
다 전쟁이 일으킨 비극이죠

이번에 중원에 온 것은
그 원한을 풀기 위해서예요

두나라 백성이 더 이상
고통 받는 걸 원치 않아서요

오늘 맞은 칼은
전생에 진 빚이라고 생각할게요

너무 자책 말아요

이렇게 아량이 넓으시다니
저희가 다 부끄럽습니다

공주님이 쉬시도록 그만 나가죠
말을 많이 하시면 안 좋아요

그래, 나가자